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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보츠와나 인권유린 북과 단교

Posted February. 21, 2014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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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남부에 위치한 보츠와나가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를 이유로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한다고 선언했다.

보츠와나 외무부는 19일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국민의 인권을 전적으로 무시하는 정부와 협력하길 원치 않는다며 북한과의 외교 및 영사 관계를 단절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이 같은 결정이 즉각 발효된다고 덧붙였다.

보츠와나는 이날 성명에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17일 발표한 보고서를 직접 인용해 유엔 보고서가 단교 결정의 배경이 됐음을 분명히 했다. 유엔 보고서는 북한에 반인도 범죄가 자행됐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며 이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권고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 보고서를 이유로 북한과 외교관계를 단절한 국가는 보츠와나가 처음이다.

성명은 이어 북한 정부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국민의 민생과 인권을 존중할 책임이 있다며 북한에서는 불행하게도 주민의 인권은 너무 오랫동안 심각하게 결여돼 왔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그러나 북한과의 단교가 북한 주민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면서 보츠와나는 지금도 김정은의 통치 아래 비인간적 처우를 당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진정 어린 위로를 표한다고 밝혔다.

보츠나와의 북한 외교관계 단절은 1974년 양국이 수교한지 40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보츠나와는 현재 북한에 외교 공관을 두지 않고 있으며 베이징 주재 대사관에서 외교 및 영사 업무를 함께 처리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민주주의 체제가 확립된 나라로 평가받는 보츠나와의 이번 결정은 파급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츠나와는 196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 큰 내분 없이 정당제를 정착시켰으며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 평가에서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부패가 적은 나라로 선정됐다. 아프리카에서 경제적 잠재력이 큰 국가들의 모임인 동남부 아프리카 공동시장(COMESA)의 회원국이기도 하다.

보츠나와는 지난해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국제 평화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양국 협력관계의 일시 중단을 발표해 1차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유엔 보고서 여파로 북한과의 외교관계 단절 국가들이 늘어날 경우 북한이 외교적 고립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는 중국도 상당한 압박을 받게 될 전망이다. 미국과 국제 인권단체 등이 유엔 보고서 발표에 공개적 환영 의사를 표하며 국제사회의 행동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점도 중국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AP통신은 유엔 보고서 발표 후 곧바로 단행된 보츠나와의 외교 단절 결정은 한국에 비해 아프리카 비동맹 국가 외교에 강세를 보여 온 북한에게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프리 루이스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 동아시아 국장은 미국은 아프리카와 동유럽 국가들에게 북한과 외교관계를 재고하도록 압력을 넣는 방식으로 북한 인권 개선 압박을 가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