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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그리 정신이 빚은 화려한 상차림이죠

Posted December. 04, 2007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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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배우 김강우(29)는 하늘을 날 듯한 기분일 거다.

그가 주연한 영화 식객이 최악의 비수기(11월)에 개봉돼 260만 관객을 넘은 데 이어 1일 오후(현지 시간) 이탈리아 토리노 국제영화제에서 5월 개봉했던 박흥식 감독의 경의선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흥행과 연기 면에서 한꺼번에 인정을 받은 셈.

특히 국제영화제에서 주연상을 탄 한국 여배우는 많지만 남자 배우는 이덕화 하정우 등 한 손으로 꼽을 정도다. 2일 토리노에서 귀국을 준비하던 그의 목소리는 의외로 담담했다.

전혀 예상을 못하고 왔죠. 소식을 들었을 땐 떨렸는데, 단상에 오르니 오히려 마음이 편했어요. 영어와 이탈리어로 짧게 인사를 했는데 굉장히 좋아들 하셔서 힘이 났어요.

수상보다 더 기뻤던 건 경의선을 본 이탈리아 관객들이 한국 관객이 울고 웃던 부분에서 똑같이 반응했다는 사실. 외국인들이 이해할까 하는 의심이 우리의 정서와 진심이 통했다는 확신으로 바뀌었다. 경의선은 한국에서도 호평을 받았지만 흥행엔 참패했다.

개봉관이 10개 정도였어요. 대중이 접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다는 게 속상했지만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에 무대 인사도 혼자 열심히 다녔죠.

더구나 식객과 관련해 스타 캐스팅이 안 돼 투자를 못 받았다, (음식 영화인데) 밥값이 없어 촬영을 못한다 등의 소문은 그에게 상처를 줬다.

이러니 식객 성공 뒤 솔직히 좀 고소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웃기만 한다. 그는 흥행 비결에 대해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에 감독님과 배우들이 더 똘똘 뭉쳐 찍은 헝그리 정신 덕분이라고 했다.

27일에는 그가 주연한 심리 스릴러 가면도 개봉한다. 홀리데이 양윤호 감독이 연출한 가면에서 그는 의문의 연쇄 살인사건을 수사하다가 뜻밖의 비밀을 알게 되는 형사다. 한동안 서울 중부경찰서로 출근하며 형사들과 함께 지냈다.

형사 흉내 내는 건 쉬워요. 영화에 정말 많이 나오잖아요. 저는 그들의 내면을 알고 싶어서 같이 소주 마시며 고민을 많이 들었어요. 사건 자료들도 많이 읽어 보고요.

거의 톤의 변화가 없는 나직한 말투. 그는 식객의 주인공 성찬처럼 진중한 젊은이 이미지를 가졌지만, 얼마 전 제작보고회에서 양윤호 감독은 김강우가 점잖은 줄 알았는데 질 낮은 농담도 잘하고 아주 삼류스럽다며 좌중을 웃겼다. 이제 서른도 안 된 그는, 아직 보여 줄 게 많다.



채지영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