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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헤니 뒤의 슬픈 그들

Posted January. 13, 2006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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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 수차례 교도소를 드나든 남모(35) 씨. 그는 12세 때 가출해 산속 무속인의 집과 움막 등을 전전하며 자랐다.

피부색이 다르다고 놀리는 친구들을 피해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았다. 주한 미군과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백인계 혼혈인인 그는 차별과 냉대를 견디다 못해 2차례나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20세에 하산했지만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마약에 손을 대는 바람에 교도소를 수차례 드나들었다. 남 씨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백인계 혼혈 연예인인 다니엘 헤니(사진), 데니스 오, 김디에나 등과는 다른 인생을 살아왔다.

일부 혼혈 연예인이 TV 드라마와 광고에 자주 등장하자 혼혈인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각이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혼혈인 배기철(50) 씨는 국가인권위원회의 TV 공익광고에 나와 주민등록증을 내보이며 제 이름은 배기철입니다. 저는 한국인입니다. 단지 피부색이 다를 뿐인데 사람들은 자신들과 다르다고 합니다고 말한다.

몇몇 백인계 혼혈 연예인이 젊은 층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연예인에 대한 동경일 뿐이다. 혼혈인을 바라보는 일반인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전쟁과 분단이라는 우리의 불행했던 과거사가 낳은 기존의 혼혈인에 대해서뿐 아니라 최근 급증하고 있는 국제결혼을 통해 태어나는 혼혈인에 대해서도 여전히 이방인으로 취급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과 외국인의 결혼 건수는 2000년 1만2319건에서 2001년 1만5234건, 2002년 1만5913건, 2003년 2만5658건, 2004년 3만5447건으로 해마다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 중 필리핀, 베트남, 태국, 우즈베키스탄 등 아시아권 배우자와의 결혼이 30%가량을 차지한다.

이들 혼혈인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도 다분히 이중적이다. 백인계 혼혈인에 대해서는 다소 호의적이지만, 다른 혼혈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선입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혼혈인이 몇 명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혼혈인 정책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이종석 윤완준 wing@donga.com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