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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수사 연내 끝낸다는 검, ‘민생 수사’로 신뢰 회복하라

적폐수사 연내 끝낸다는 검, ‘민생 수사’로 신뢰 회복하라

Posted December. 06, 2017 07:38,   

Updated December. 06, 201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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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무일 검찰총장이 어제 적폐청산 수사 중 중요 수사는 올해 안에 끝내겠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적폐청산 수사를 올해 안에 모두 끝내긴 어렵지만 너무 개혁과 적폐 논의가 집중된 사건들은 연내에 마무리하겠다”며 “내년엔 국민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민생사건 수사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학생 시절에 같은 말을 여러 번 들으면 좀 지치듯 사회 전체가 한 가지 이슈에 너무 매달려서 너무 오래 지속되면 사회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며 수사 데드라인을 공식화한 배경도 설명했다.

 문 총장이 연말까지 끝냈다고 한 대표적인 수사는 국정원 적폐청산 TF가 수사 의뢰한 사건들이다. 국정원 수사는 불가피한 것이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상황으로 치달은 감이 없지 않다. 검찰은 국정원 TF가 캐비닛을 샅샅이 뒤져 내려 보낸 사건을 하명(下命) 사건 다루듯 받아 수사했다. 16건의 수사의뢰를 처리하느라 서울중앙지검에서 60여명의 검사가 ‘과거 정권’ 수사에 파묻히면서 전국의 지방검찰청에서 20여명의 검사가 차출됐다. 이미 전 국정원 고위 간부 등 22명이 구속됐다. 수사 과정에서 국정원에 파견된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와 정치호 변호사가 자살하는 비극적인 사태도 벌어졌다.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문 총장이 국정원 수사를 조속히 매듭짓겠다는 방침은 옳은 방향이다.

 그러나 문 총장은 국정원 특활비나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수사 등은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한다”고 언급해 신년에도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국정원 특활비의 유용은 심각한 불법 행위이지만 사적 유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특활비의 유용은 제도적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 한 수사만으로 ‘적폐청산’에는 한계가 있음도 명심해야 한다. MB 수사는 기필코 하겠다는 의지만 부각되는 건 곤란하고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고 진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전(前前)정권 수사는 전(前)정권 수사보다 더 큰 피로감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럼에도 문 총장이 ‘민생 수사’로의 전환 의지를 피력한 것은 의미가 없지 않다. 수사의 총책임자로서 방향을 전환해 검찰을 정상화하고 민생 수사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불황기에서 벗어나 호황기로 접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는데 국력을 더 기울여야 할 때다. 촛불 1년이 지난 지도 한달이 넘었다. 이제는 국가 전체가 과거에서 미래로 눈을 돌리는 큰 전환을 할 때다.

 더불어민주당은 어제 문 총장의 주요 적폐수사 연내 마무리 방침에 반발했다. 민주당으로서는 내년 6월 지방선거 때까지 보수 정권의 부패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싶은 생각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민주당이 국익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집권당이다. 적폐수사도 결국은 부정부패를 도려내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의미가 바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새해에도 과거를 뒤지는 적폐수사에 매몰돼 있기엔 우리의 갈 길이 너무 멀고 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