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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왕자 랩터

Posted 2017-12-05 07:32,   

Updated 2017-12-0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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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차 세계대전은 참호전이었다. 기관총 같은 직사화기의 발전으로 참호가 중요해졌다. 그리고 참호를 돌파하기 위해 기관총에도 끄떡없는 전차가 만들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은 전차를 이용한 전격전이 중심이었다. 그리고 전차를 잡는 항공기인 공격기가 등장했다. 이어 공중 장악의 필요성이 대두해 전투기가 등장했다. 6·25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말에 최초로 실전 배치된 제트전투기가 전장의 주역이 된 최초의 전쟁이었다.

 ▷강력한 대공(對空) 미사일의 등장에 따라 전투기와 폭격기의 역할이 한동안 축소되는 듯했으나 이를 되살린 것이 적의 탐지를 피하는 스텔스 기능이다. 전투기 중에는 F-22 스텔스 전투기가, 폭격기 중에는 B-2 스텔스 폭격기가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 F-22는 랩터, B-2는 스피릿이라 불린다. 랩터는 전투하면서 날아가 상당량의 폭탄을 퍼부을 수 있는 폭격 기능도 갖고 있다. 랩터는 맹금류의 총칭이지만 무시무시한 공룡 벨로시랩터를 약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주일미군 소속인 F-22 전투기 6대가 어제부터 한미 연합 공군훈련차 광주 비행장에 와 8일까지 머문다. 역시 주일미군 소속인 F-35A 전투기 6대와 F-35B 전투기 12대도 한국에 왔다. F-35 기종은 F-22가 너무 비싼 데다 수출로 인한 기술 유출이 우려돼 미군이 생산을 중단하고 대신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스텔스 전투기다. 한국은 미국과 맺은 F-35A 40대 도입 계약에 따라 내년에 1차분 6대를 들여온다.

 ▷미 공군에는 187대의 랩터 전투기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러시아와 중국의 전투기 중에 아직 랩터의 상대가 되는 전투기는 없다. 이것이 미군이 랩터의 생산을 일단 중단하고 가격 면에서 더 싼 F-35 기종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중국이 랩터를 상대하기 위해 올 3월 실전 배치한 것이 젠-20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강군몽(强軍夢)의 핵심 전력이다. 하지만 스텔스 기능이 취약해 랩터의 상대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랩터가 하늘의 왕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