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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클래식’ 전도사 된 1980년대 청춘스타 강석우

‘편안한 클래식’ 전도사 된 1980년대 청춘스타 강석우

Posted 2017-03-17 07:13,   

Updated 2017-03-17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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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클래식’ 전도사 된 1980년대 청춘스타 강석우
“제가 출연한 영화 ‘겨울 나그네’ 마지막에 주인공 민우가 자살하는 장면이 나오죠. 그때 흐르는 곡이 데미스 루소스 목소리의 ‘Follow Me’입니다. 이 곡의 원곡이 클래식 기타 협주곡으로 유명한 로드리고의 ‘아란후에스 협주곡 2악장 아다지오’죠. 이 곡을 들을 때마다 스스로 세상을 등진 이 영화의 곽지균 감독이 생각나네요.”

 우리에게 영화배우와 탤런트로 잘 알려진 방송인 강석우 씨(60)가 최근 ‘강성우의 청춘 클래식’이란 제목의 책을 냈다. 이 책은 2년 전부터 CBS 라디오에서 클래식과 가곡을 소개하는 ‘아름다운 당신에게’(오전 9시)를 진행하고 있는 강 씨가 프로그램에서 들려준 자신의 생각이나 추억을 클래식 음악과 함께 실은 것이다.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형식의 방송이죠. 클래식은 어렵고 경건하게 들어야 한다는 편견을 깨고 편하게 듣고 즐기는 방송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 책은 보기에 따라 그 자신의 일기장이자 에세이이기도 하다. 중학생 때 음악을 좋아했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아 쇼윈도 너머 진열된 악기를 하염없이 바라만 봤던 사연, 인기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 열풍을 보면서 아버지와 자식 간의 세대 차를 느낀 사연 등 지극히 평범한 내용들을 담았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기에 그 느낌에 가장 맞다고 생각하는 클래식 음악과 음반을 수록했다. 글의 느낌이 사라지기 전에 휴대전화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QR코드도 덧붙였다.

 “클래식도 다른 음악과 똑같이 즐기고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느낀 감성, 생각들과 맞는 곡들을 소개하고 스마트폰으로 바로 들을 수 있도록 한 거죠. 옛일을 추억하면서 클래식을 듣다가 곤한 단잠에 빠져들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으로요.”

 “내 클래식 지식은 바다에 무릎을 담근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그가 이 프로그램에 들인 노력은 작지 않다. 수년 전부터 공부한 일본어로 일본 클래식 서적과 웹사이트를 매일같이 뒤진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도 시간만 나면 클래식 정보를 찾았다. 공부는 머리에만 그치지 않았다.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의 느낌을 보다 잘 느끼기 위해 아예 귀가 잘 안 들린 베토벤처럼 귀를 막고 거리를 걷기도 했다.

 그는 영화배우, 탤런트, DJ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데 대해 “무대에서 쓰러지고 싶다며 한 우물만 파는 선후배들도 있지만 나는 여러 우물을 파면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인 것 같다”며 “배우도 하고, DJ도 하고, 책도 쓰면서 변해 가는 삶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떤 면에서는 연기를 위해 인내를 해야 하는 배우 생활보다 지금이 훨씬 좋은 것 같기도 하다”며 웃었다.

 최근 2년간 쉬었던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강 씨는 “동국대 연극영화과 후배이기도 한 딸(다은)이 데뷔를 앞두고 있는데 같이 경쟁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아버지이자 선배로서 딸에게 단기간의 인기에 취하지 말고, 일이 없다고 낙담하지도 말라고 말한다. 좋은 클래식 음악처럼 오래오래 기억되는 연기자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원주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