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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받은 건축이 꼭 ‘좋은 건축’일 순 없다

상 받은 건축이 꼭 ‘좋은 건축’일 순 없다

Posted July. 23, 2016 06:56,   

Updated July. 23, 2016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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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서문에 “하나의 건물은 구조, 외피, 디테일이라는 세 가지 물질적 요소를 갖는다. 공간 프로그램, 대지, 재료, 건설공법 외에 ‘결과물의 질을 높이기 위한 무언의 노력’이 건축의 본질로 요구된다”고 썼다.

 책도 건물과 마찬가지다. 품질 높은 문장으로 채우고자 애쓴 무형의 노력이 배어든 글이 책의 본질이라면, ‘책이라는 건물’의 공간 프로그램은 편집 전략이다. 어떤 종이를 사용해서 어떻게 제본할지에 대한 고민은 건물의 구조와 외피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고민과 유사하다.

 건축가이면서 저술가, 교육자로 활동하는 저자의 글은 담백하다. 과장이나 독단 없이 자신의 경험과 식견을 버무린 짜임새가 후반부로 넘어갈수록 돋보인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조금만 더 가벼운 종이를 썼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커진다. 가뿐하게 들고 다니기 좋게 만들었다면 지은이의 통찰을 곱씹기 훨씬 수월했을 거다.

 “건축은 대부분 전체가 아닌 부분으로 경험된다. 건축가들의 논리는 설명보다 설득을 지향하므로 대개 신뢰할 수 없다. 이 책에는 완벽한 이론이나 폭넓은 탐구가 아닌 내 편향된 기호가 담겨 있다. ‘좋은 건축’은 너무 드물어서 인위적으로 좋고 나쁨을 나눌 필요조차 없다.”

 담담하게 호쾌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 건축’이란 뭘까. 수상 경력 많은 유명 건축가가 설계해 공모전에서 우승한 건물? 저자는 “설계경기는 신중한 것보다 극적인 것, 잘 해결된 것보다 단순하고 기념비적인 것, 섬세한 것보다 눈을 매혹시키는 것을 선호한다”고 썼다.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지적은 아니지만 읽는 맛은 시원하다. 원제는 ‘How Architecture Works’.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