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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위해선 폭력도 불사” 범인 잡다 안방 사로잡은 형사

“정의를 위해선 폭력도 불사” 범인 잡다 안방 사로잡은 형사

Posted December. 31, 2018 07:32,   

Updated December. 31, 201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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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이래도 돼?”

 MBC 월화드라마 ‘나쁜 형사’에서 우태석(신하균)은 자기 나름의 정의를 세우기 위해 범법 행위까지 서슴지 않는 강력계 형사다. 그는 감금된 피해자를 구하기 위해 범인을 고문하고, 가짜 증거를 들이밀며 용의자를 협박한다. 고층 난간에 매달려 ‘구해 달라’고 애원하는 연쇄살인마를 밀어내버리기까지 한다.

 물론 현실에서 경찰은 이러면 안 되고, 실제로 이러지도 않는다. 하지만 ‘다크 히어로’ 우태석의 활약은 잔혹한 범죄 뉴스에 지친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의 쾌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렇듯 ‘말도 안 되는’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건 신하균의 출중한 연기력이다. 여기에 지상파 드라마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센 연출이 눈길을 끈다. 시종일관 어둡고 건조하고 차가운 색감의 화면으로 가득하며, 폭력 묘사는 성인 범죄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수위가 높다.

 화제를 모을 만한 요소를 두루 갖춘 ‘나쁜 형사’는 방영 첫 주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4회 10.6%, 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며 월화드라마의 강자로 떠올랐다. 3~6회를 제외하고 19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은 드라마란 점을 감안할 때 더 눈에 띄는 성적이다.

 다만 장점만큼 한계도 분명하다. 연쇄살인마 장형민(김건우)이 명백한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오기를 두 번째로 반복하는 순간, 개연성은 곤두박질쳤다. 13년 전 살인사건 때문에 선량하던 우태석이 ‘나쁜 형사’가 됐다는 설정은 나쁘지 않지만, 밑도 끝도 없는 우연한 만남이 줄을 잇는 스토리는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이는 원작인 영국 드라마 ‘루터’의 설정에 한국 드라마식 긴 호흡의 이야기를 억지로 덧씌우다 서사에서 힘이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서일까. 최근 시청률은 초반보다 다소 하락한 8%대를 맴돌고 있다. ‘웰 메이드’라는 수식어를 이어가려면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애초에 ‘한드답지 않다’는 이유로 호평을 받은 드라마 아닌가.


이지운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