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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전쟁은 운명? 정면충돌 피할 방법은…

美-中전쟁은 운명? 정면충돌 피할 방법은…

Posted January. 27, 2018 07:21,   

Updated January. 27, 201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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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중국의 전쟁은 예정된 수순이다.’

 이 책은 이처럼 당혹스럽고 도발적인 결론에서 시작된다. 물론 현재의 우리는 “중국이 깨어나는 순간 온 세상이 뒤흔들릴 것”이라 했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경고대로, 중국의 부상이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막대한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현장을 똑똑히 목도하고 있다. 하지만 다들 생각할 것이다. 뭐, 그렇다고 설마 전쟁이?

 하버드 벨퍼 국제문제연구소장을 지낸 국방 정책 분석 전문가인 저자는 얼핏 허무맹랑해 보이는 미중의 전쟁 가능성이 우리 생각보다 훨씬 높은 상황임을 주장한다. 근거는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투키디데스가 최초로 설명했던 ‘투키디데스의 함정’에서부터 출발한다. 패권교체기 강국의 충돌 위험성을 뜻하는 이 말은 투키디데스가 기원전 5세기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핵심 원인이 ‘아테네의 부상과 그에 따른 스파르타의 두려움’에 있다고 한 분석에서 유래됐다. 새로 부상하는 세력이 지배 세력을 대체할 정도로 위협적일 경우 그로 인한 구조적 압박이 무력충돌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실제로 역사를 살펴보면 이런 상황에서 대개 전쟁이 발발했다. 저자는 세계사 속에서 신흥강국의 부상이 기존 패권국의 입지를 무너뜨렸던 16개의 사례를 찾아냈다. 그중 제1·2차 세계대전, 중일전쟁, 나폴레옹 전쟁 등 12번이 모두 전쟁으로 끝났다. 20세기 중반 아시아로 손을 뻗치기 시작한 미국의 규제와 이를 부당하게 여긴 일본의 야심은 무역마찰을 빚다 진주만 공습으로 이어졌다. 

 세계1차대전 역시 표면적으로는 사라예보 사건과 이로 인한 유럽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발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9세기 세계의 중심이었던 영국과 막강한 해군력 증진으로 급부상하던 독일의 긴장관계가 전쟁 15∼20년 전부터 형성되고 있었다. 신흥세력은 제도가 빨리 바뀌지 않는 것이 지배세력의 훼방이라 간주하고, 지배세력은 신흥세력이 도를 넘는 급한 조정을 요구한다고 생각한다. 힘의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런 과도기적 마찰은 충돌을 부르게 된다. 

 그렇다면 현재 미중의 상황은 어떤가. 중국은 7년마다 경제규모를 두 배 이상 키우며 제조업, 시장 규모에서 미국을 능가하는 거인이 됐다. 옛 제국의 영광을 회복하기 위해 강력한 반부패정책을 펴고 민족주의 고취, 구조조정, 관료 개편을 통해 무력을 재건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위험요인은 한 가지 더 있다. 저자는 “만약 할리우드에서 중국이 미국에 맞서다가 전쟁까지 발발되는 영화를 만든다면, 시진핑과 도널드 트럼프보다 더 적절한 두 주인공은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민족주의적 야심, 독특한 리더십, 벅찬 국내 과제 천명 등 ‘불길한 유사성’을 가진 이들은 실제로 지난해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 불균형과 북핵 위기를 두고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전쟁이 필연적인 건 아니다. 패권 교체기에 전쟁을 모면했던 사례도 네 번 있었다. 15세기 에스파냐는 교황의 중재로 포르투갈의 자리를 대체했고, 20세기 초 영국은 미국의 무리한 요구에도 자국 이익을 최대한 지키면서도 적대감을 가라앉히는 외교술로 전쟁을 피했다. 과연 미국과 중국의 대결은 전쟁으로 귀결된 열세 번 째 사례가 될까, 평화롭게 해결된 다섯 번째 사례가 될까.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양국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얼마나 정확히 인지하고 평화를 모색하는 노력을 기울이냐에 그 답이 달려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