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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뭉친 '팀 킴'…평창올림픽 그 후

Posted March. 03, 2018 07:47,   

Updated March. 03, 2018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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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 걸려 마스크 쓰고 외출했는데 누가 다가오더니 ‘김영미 선수 아니에요’라고 물어 깜짝 놀랐어요. 눈썹 모양 보고 알아보셨다는 거예요. 내 눈썹이 그렇게 특이한가요.”(김영미)

 “부모님, 고모를 모시고 쇠고기 먹으러 갔는데 외국인 종업원이 알아보더라고요. 목욕탕 가서 안경을 벗고 있었는데도 한 분이 계속 쳐다보더니 ‘김선영 맞네’라며 엄청 반가워하셨어요.”(김선영)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최고 인기 스타로 떠오른 여자 컬링 대표팀 선수들은 자신들에 대한 폭발적인 인기가 여전히 신기한 듯했다. 평창 올림픽에서 값진 은메달을 딴 ‘팀 킴’(여자 컬링 대표팀)은 2일 경북 경산 경북체고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자신들을 향한 식을 줄 모르는 컬링 열풍을 소개했다. 선수들은 마치 유명 연예인이라도 된 듯 가는 곳마다 사인 공세를 받을 만큼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대표팀은 끈끈한 팀워크와 경기 중 독특한 용어 사용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스킵(주장) 김은정이 스위핑을 지시할 때 “영미!”라며 김영미의 이름을 외친 것이 대회 최고 유행어가 됐다. 김은정은 “좋은 샷을 만들어야 한다는 급박한 마음에 영미의 이름을 더 간절히 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영미는 “‘정말 힘든데 더 (얼음을) 닦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마늘로 유명한 의성 출신이라 대표팀 선수들은 ‘갈릭 걸스’라는 애칭이 붙기도 했다. 실제로 마늘을 많이 먹느냐는 질문에 김경애는 “우리 팀은 먹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마늘뿐만 아니라 몸에 좋은 음식, 마늘과 같이 먹는 고기, 풀도 다 잘 먹는다”고 말했다.

 갖고 싶은 별명에 대해 김선영은 “마늘 소녀보다는 영화 ‘어벤져스’에서 따온 ‘컬벤져스’라는 이름이 좋다. 감독님이 아이언맨, 은정이는 호크아이, 영미가 캡틴 코리아, 나는 스파이더맨, 경애는 토르, 초희는 헐크를 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대표팀은 올림픽 이후 광고, 인터뷰 섭외 등과 관련된 전화만 150통 이상 받았다. 또한 프로야구 삼성의 팬인 이들은 시구자로 초청도 받았다. 김민정 대표팀 감독은 “광고는 사회적으로 공익성을 띤 광고를 찍고 싶다”고 말했다. 김은정은 “시구는 정말 꿈같은 일이다. 우리가 팀으로 주목받았기 때문에 각자의 포지션을 살려 시구를 해보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인기 속에 최근 일부 시도에서 컬링 팀 창단 움직임이 있다. 대표팀 선수들은 컬링의 인기가 ‘반짝 인기’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은정은 “컬링 대중화로 선수가 늘어나고 팀도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도 “많은 팀이 생기는 동시에 국내에서 세계적 팀들이 참가하는 투어 대회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표팀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1년에 12개의 해외 투어 대회에 출전해 왔다. 김 감독은 “국내 투어를 통해 경쟁 상대인 많은 팀들이 함께 성장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우리도 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17일부터 캐나다에서 열리는 2018 세계여자컬링선수권에 출전한다. 김선영은 “성적 부담감은 있지만 이겨내겠다. 경기에만 집중해 좋은 결과로 대회를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