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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 봅슬레이’ 썰매는 라트비아 제품으로

‘태극 봅슬레이’ 썰매는 라트비아 제품으로

Posted January. 23, 2018 07:58,   

Updated January. 23, 2018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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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제작한 썰매와 라트비아산 썰매 BTC를 놓고 저울질하던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이 22일 BTC로 결정했다. 굽이진 구간이 많은 평창 슬라이딩센터에는 코너링이 더 쉬운 BTC가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한국 봅슬레이 국가대표팀은 두 썰매의 기록이 비슷한 상황에서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해왔다. 현대차는 2014년 9월 국가대표 썰매 제작지원 협약을 맺은 뒤 썰매를 자체 제작해 2015년 10월 한국 대표팀에 전달했다. 이듬해 1월 현대차 썰매로 테스트 주행을 마친 대표팀은 BTC를 탔을 때와 주행 기록을 비교해왔지만 그 차이는 1∼2초를 넘지 않았다.

 최종 결정은 올해 1월 초부터 평창에서 트랙 적응 훈련을 해왔던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평창 트랙에서 썰매 종목의 승부처가 될 마의 ‘9∼10’번 구간에서의 활용도와 선수들이 느끼는 심리적 안정감이 결정적인 기준이었다.

 봅슬레이 썰매는 크게 보디(차체)와 섀시(골조), 러너(썰매날)로 구분된다. 여기서 보디의 앞부분을 카울링이라고 하는데, BTC는 이 부분이 현대차보다 약간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현대차와 비교해 차체가 높고, 몸체는 얇은 BTC가 코너링에 더 유리했다. 반면 현대차는 직선 구간에선 BTC를 능가하는 기록이 나왔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총감독은 “1월부터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BTC와 현대차 썰매를 비교 분석한 결과 마의 코스로 불리는 9번 코스에서 BTC를 탔을 때 선수들의 실수가 더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 코스는 벽이 높고 코너가 짧아 지난해 2월 평창 테스트 이벤트 때 전복 사고가 속출했던 곳이다. 직선 구간에서 강점을 보이는 현대차보단 올림픽에서 승부를 가를 9번 코스에서 선수들이 안정적인 기록을 내는 BTC가 더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이 총감독은 “10번을 주행하면 현대차로는 5번을 벽에 부딪혔고 BTC는 두 번 그랬다”며 “여기 말고도 굽이진 구간이 많은 평창 트랙의 특성상 선수들로부터 코너링이 더 쉽다고 보는 BTC를 올림픽 썰매로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일정한 주행 기록을 내느냐도 판단의 주요 잣대였다. 올림픽에선 총 4번 주행을 하게 되는데, 그 네 번 모두 비슷한 기록이 나와야 안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면에서 BTC는 현대차보다 더 일정한 기록을 나타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그동안 원윤종(파일럿)-서영우(브레이크맨)를 비롯해 국가대표 선수들은 국제대회에서 BTC를 줄곧 사용해왔다”며 “이에 따라 다루기에 더 익숙한 BTC를 탔을 때 평창 트랙에서 안정적인 주행 기록이 나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현대차의 지원이 계속될 수 있을지도 관심 사항이다. 현재 현대차는 썰매뿐만 아니라 대표팀의 외국인 코치 비용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올림픽 이후에도 한국 썰매가 계속 발전하려면 현대차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