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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범죄 상습범

Posted March. 03, 2018 07:44,   

Updated March. 03, 2018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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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택 전(前)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66)에 얽힌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증언에 드러난 이 씨는 행태는 추악하다. 2000년 고교 졸업 후 극단에 들어가 7년여간 추행당한 A 씨와 열아홉 살, 스무 살이던 2001년과 2002년 성폭행을 당한 B 씨. 2005년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 후 낙태까지 했다는 C 씨의 충격적인 증언도 나왔다.

 ▷다른 사람의 몸을 함부로 만지는 성추행(강제추행), 강제로 성관계를 맺는 성폭행(강간)은 처벌 대상이지만 공소시효가 문제가 된다. 공소시효는 둘 다 10년. 다만,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면 공소시효가 성년이 된 날로부터 계산된다. 2013년 6월 19일 폐지된 ‘성범죄 친고죄(親告罪)’ 조항도 변수. 친고죄는 피해자가 고소해야 처벌할 수 있는 범죄여서 폐지 이전 범죄는 고소 없이는 공소시효 이내여도 처벌이 어렵다.

 ▷지금까지 드러난 이 씨의 범행 시점은 2007년 이전이다. 혐의가 2013년 이후의 것이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배우 조민기 씨나, 성폭행 당시 피해자가 16세(2007년), 18세(2012년)여서 구속된 극단 대표 조증윤 씨와는 상황이 다른 것. 다만, 복병은 2010년 4월 15일 신설된 상습강제추행죄. 만약 이 시점 이후 범죄가 추가로 드러날 경우 처벌받게 된다. 친고죄 규정 폐지 이전의 것일지라도 2건 이상의 ‘상습성’이 인정되면 처벌되기 때문이다. 성범죄자는 대개 상습범이란 점을 감안한 입법이다.

 ▷여성계는 차제에 성폭력 범죄는 아예 공소시효를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성폭행 구성 요건을 ‘저항’에서 ‘부(不)동의’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독일은 2016년 쾰른 광장에서 일어난 집단 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피해자가 저항을 해야만 범죄가 증명되는 것에서 “싫다”고 말한 것이 인정되면 강간으로 간주하도록 법이 바뀌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확실한 예스(Yes)’ 없이는 강간으로 본다. 성범죄를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부끄러워하게 하기 위해선 국가도 적극 나서야 한다.


조수진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