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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팬의 황당 청원

Posted December. 04, 2017 08:42,   

Updated December. 04, 201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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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돌그룹 EXO가 1일 홍콩에서 열린 2017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에서 ‘올해의 가수상’을 받지 못하자 분노한 소녀 팬들이 청와대 홈페이지로 몰려가 ‘MAMA 폐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올해 MAMA에서는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올해의 가수상’ 등 3관왕을 차지했고 신예 아이돌 워너원이 베스트남자그룹상을 받은 반면 EXO는 ‘올해의 앨범상’을 받는 데 그쳤다. 실망한 EXO 팬들의 분노는 MAMA로 향했다.

 ▷‘마마는 방탄소년단에만 상을 몽땅 줬다.’ ‘우리 오빠들은 그런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 ‘공정(fair)이란 말이 당신네 어휘엔 없는 것 같다’는 분노형부터 ‘Close MAMA, Pleaseeeeeeee!’라는 귀여운 읍소형까지 다양한 댓글이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영어로 올라왔다. 간혹 러시아어도 보인다. 한국 아이돌그룹의 국제적 위상과 막강한 팬덤을 확인해 뿌듯하기도 하지만 국민청원 게시판이 국민도 아닌 사람들에게 이렇게 남용돼도 되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국민청원은 청와대가 국민 목소리를 직접 듣고 소통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실제로 게시판이 생긴 이래 하루 500여 건의 청원이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해산, 여성징병제 도입, 히딩크 영입, 빼빼로데이 폐지 등 황당한 내용도 많아 떼쓰기 창구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을 처벌해야 한다는 소년법 개정 청원과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해 조국 민정수석이 각각 답변했다. 조 수석은 낙태죄 폐지와 관련한 섣부른 답변으로 가톨릭계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현재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국민청원은 60만 명이 동의한 나영이 성폭행범 조두순 출소 반대다. 국민청원이 20만 건을 넘거나 20만 건을 안 넘더라도 관심 사안의 경우 정부나 청와대 관계자가 답변하라는 대통령 지시에 따르면 답변이 나와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걸 보면 청와대의 곤혹스러움이 느껴진다. EXO 팬들의 황당한 청원도 20만 건이 넘으면 답변을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