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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데려왔다 퇴장당한 일 시의원

Posted 2017-11-25 08:34,   

Updated 2017-11-2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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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여성 시의원이 젖먹이 아이를 데리고 시의회에 왔다가 퇴장을 당한 사건으로 열도가 들썩이고 있다. 구마모토 시의회 오가타 유타 의원은 22일 시의회 정례회의에 생후 7개월 된 아들을 안고 자리에 앉았다가 “아이를 동반해서 의원석에 앉는 것은 규정에 어긋난다”는 동료의원들의 반발에 자리를 떠났다. 의사당 밖에 기다리던 지인에게 아기를 맡기고 돌아왔으나 ‘아기 동반 등원’이 적절한가를 놓고 일본 사회가 격렬한 논쟁에 휩싸였다.

 ▷오가타 의원은 임신 중이던 작년부터 아기를 데리고 시의회에 참석할 수 있는지 사무국에 문의했고, 사무국이 애매한 태도를 취하자 전격적으로 ‘아기 동반 등원’을 감행했다. 그는 본회의 직후 “육아 문제가 사회 문제가 되어 있는데도 직장에서는 개인 문제로 취급하고 있다”며 눈물을 보였다. 아이를 안고 등원이 가능한 유럽이나 호주 등 외국 사례를 본보기삼아 일본사회에 경각심을 주려는, 정치인의 의도된 행동이었던 것이다.

 ▷일본은 한국 못지않게 여성의 정계 진출이 미흡하다. 중의원에서 여성의원의 비율은 9.3%, 참의원은 20.7%로 2017년 현재 국제의회연맹(IPU) 조사대상 193개국 가운데 165위다. 같은 조사에서 한국은 117위다. 남성이 우세한 조직에서 임신 출산 수유 육아에 관해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될 리 없다. 18위 50위인 뉴질랜드와 호주 등 여성 비율이 높은 나라들은 예외 없이 본회의에서 아이 돌보는 게 가능하다.

 ▷육아 고충을 제기하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오가타 의원의 행동이 지나쳤다는 비판도 있다. 아이 동반은 ‘일 가정 양립’ 문제가 아니라 배려와 상식의 문제이고 동서양의 문화차이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치인이 아니면 누가 감히 직장에 아이를 데리고 출근할 생각을 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화로 고민하는 일본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육아에 대한 ‘혁명적 발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우리 여성의원이 이렇게 했다면 어땠을까,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정 성 희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