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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가 된 ‘포켓 헤라클레스’

Posted 2017-11-21 07:31,   

Updated 2017-11-2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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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서양의 고전에는 괴력의 사내들이 등장한다. 구약 성경의 삼손은 손으로 사자를 찢어죽이고 그리스 신화 속 헤라클레스는 몽둥이로 사자를 때려죽인다. 현대인이 세계 최고의 장사를 가려내는 운동이 역도다. 그것도 사방 4m의 정사각형 링 위에서. 역도는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 때부터 정식 종목이었다.

 ▷역도는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걸고 올림픽에 나가서 처음으로 메달을 따낸 종목이기도 했다. 1948년 런던올림픽 에서 고(故) 김성집이 미들급 동메달을 따냈다. 인상(바벨을 한 번에 들어올리는 것)과 용상(바벨을 어깨에 한 번 걸친 뒤 들어올리는 것)으로 종목이 나뉜 것은 1972년 뮌헨올림픽부터였다. 여자 역도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채택될 정도로 역사가 짧다.

 ▷역도는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이다. 선수는 경기에 나가기 전 물도 안 마시고 사흘을 굶어가며 체중 감량을 한다고 한다. 인상과 용상 합계 326㎏을 들어 세계신기록을 세웠지만 교통사고 후유증에 시달리던 장미란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용상 마지막 시기에 실패하자 바벨을 어루만진 손을 입에 가져다대는 것으로 작별을 고했다. 문인수 시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라고 했다.

 ▷오랫동안 인간은 자신의 몸무게 3배를 넘게 들 수 없다는 속설이 있었다. 터키의 나임 쉴레이마노을루가 1988년 서울올림픽 역도 60㎏급 결선에서 용상 190㎏(종전 세계신기록 160㎏)를 들어올리며 이 통념을 깼다. 그는 인상에서도 최초로 자신의 몸무게 2.5배인 152.5㎏(〃150㎏)를 성공시켰다. 키 147cm의 쉴레이마노을루에겐 ‘포켓 헤라클레스’란 별명이 붙었다. 원래 조국은 불가리아였지만 터키계 무슬림에 대한 ‘창씨개명’을 강요당하자 1986년 터키로 망명해 올림픽 역도 첫 3연패, 세계선수권 7연패, 세계기록 46회 작성이란 대기록을 작성했다. 이런 그가 지난 18일 간 부전으로 50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세기의 역사(力士)가 역사(歷史) 속으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