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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시리아 화학무기 ‘검은 거래’, 對北 해상봉쇄 임박했다

北-시리아 화학무기 ‘검은 거래’, 對北 해상봉쇄 임박했다

Posted March. 01, 2018 07:38,   

Updated March. 01, 2018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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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지난해까지 시리아에 탄도미사일과 화학무기 부품 등 금수품목을 선박으로 보냈다고 미국 언론들이 27일 미발표 유엔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여기에는 화학무기 제조에 사용되는 특수 타일과 밸브, 온도측정기가 포함됐다. 2016년엔 시리아의 화학무기·미사일 시설에서 일하던 북한 기술자들의 모습이 포착됐다고도 한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 정권의 타락을 보여준다”며 “이게 바로 우리가 비핵화 정책을 굳건히 지지하는 이유”라고 했다.

 북한이 이란 시리아 같은 불량국가에 무기를 대는 ‘검은 거래’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내전 발발 7년이 지나도록 처참한 ‘킬링필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시리아의 비극을 북한이 조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김정은 정권의 사악한 속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대목이다. 미 국무부가 “북한은 더욱 절박해질 때 범죄정권의 자금줄을 얻기 위해 창조적이고 끔찍한 방식을 찾는다”고 지적한 대로 악(惡)과의 결탁으로 제재의 탈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애초 정부군과 반군, 이슬람국가(IS) 간 대립이었던 시리아 사태는 IS 소탕작전이 마무리돼 가면서 정부군과 반군, 쿠르드족으로 나뉘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주변국까지 가세해 대리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엔 정부군이 동(東)구타 지역에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논란이 커지면서 국제적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4월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시리아 공군기지를 표적으로 미사일 폭격을 단행했다. 이 폭격은 대북 군사옵션으로 거론된 ‘코피 터뜨리기’ 작전의 모델이기도 하다.

 북한과 시리아의 화학무기 커넥션은 당장 미국의 대북 압박의 강도를 더욱 높이는 근거로 작용할 것이다. 앞서 미국은 23일 북한의 ‘해상 화물 바꿔치기’ 차단을 위한 사상 최대 규모의 제재를 가했다. 아울러 중동·아프리카에서 불법거래를 하는 북한 선박들의 기항 기록을 분석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북한 해역을 사실상 군사적으로 틀어막는 해상봉쇄 조치도 언제까지나 가정적 상황으로 남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에선 조셉 윤 대북정책특별대표마저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대화파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리대사는 어제 북-미 대화의 조건에 대해 “비핵화라는 목표를 표현하지 않은 시간벌기용 대화는 안 된다”고 했다. 대북 해상봉쇄는 군사공격 직전 단계의 최대 압박이 될 것이다. 4월 초 시작될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그 시험무대가 될 수도 있다. 이제 김정은의 비핵화 결단 외에 선택의 여지는 없다. 한 달밖에 안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