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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에 모인 정상들 “미보호무역 우려”

다보스포럼에 모인 정상들 “미보호무역 우려”

Posted January. 26, 2018 08:10,   

Updated January. 26, 201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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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다보스의 2018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각국 정상들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일제히 우려를 나타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4일(현지시간) 특별연설에서 “보호무역주의는 세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해답이 아니다”라고 밝혔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가 더 큰 분열을 일으킨다”고 강조했다. 앞서 나렌드라 모리 인도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최근 강화되는 보호무역 움직임을 경고했다.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내리며 보호무역 행보를 강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반(反) 트럼프’ 연대에 나선 모양새다.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발사체계) 배치에 대해 무역보복을 자행했던 중국 대표까지 “중국은 모든 형태의 무역 보호주의를 굳건히 반대한다”고 트럼프 비판 대열에 합류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지만 정상들의 대응은 일리가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세계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도 우려되지만 지금까지 미국이 주도해온 자유주의적 국제질서가 약화될 가능성은 더 크다. 미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할수록 달러화의 기축통화 기능이 약화되는 등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이 손상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당장 LG전자가 미국 내 세탁기 가격 인상을 가시화하는 등 보호무역 피해는 고스란히 미국 내 소비자에게 돌아오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 오늘 밤으로 예정된 포럼 폐막 연설에서 여전히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미국 우선주의는 나머지 세계와 함께 일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비판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포석이다.

 미국이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국제 무역질서를 미국 뜻대로만 움직이겠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프랑스는 유럽과 러시아, 중국을 잇는 무역루트 구축에 나섰고, 중국은 한국, 호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타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맹과 함께 하고 세계와 맞물려 돌아갈 때 미국이 더 강해질 수 있음을 트럼프 대통령이 공감하기 바란다.



주성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