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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집회 콕 집은 ‘코드 특사’ 사면권 남용이다

5개 집회 콕 집은 ‘코드 특사’ 사면권 남용이다

Posted November. 25, 2017 08:34,   

Updated November. 25, 201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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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가 특정 정치집회와 관련해 형사처벌을 받은 참가자 전원에 대해 특별사면을 검토하라고 22일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다. 법무부가 콕 집은 집회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밀양 송전탑 반대 △서울 용산 화재 참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세월호 관련 등 5개다. 청와대가 내린 지침에 따라 법무부가 대상자를 추려내는 사면 절차에 비춰보면 사면 대상자의 명단과 숫자 파악에 나선 것이다.

 법무부가 특정한 5개 집회는 전국 시위현장을 돌아다니면 과격한 시위를 주도하는 전문 시위꾼이 가세해 불법 폭력 시위로 얼룩졌다는 비판을 받는 것들이다. 제주 해군기지 반대 집회만 해도 전국에서 몰려든 외부 인사들이 합세해 경찰을 폭행하고 공공기물을 부수는 과격·폭력 시위로 변질됐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에 참여한 800여개 단체 중엔 2008년 광우병 촛불 시위 주도 단체나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반(反)정부 운동을 벌였던 단체가 상당수 포함됐다. 박래군 공동위원장만 해도 평택 미군기지·제주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주도한 전력(前歷)이 있다. 사회적 이슈가 있는 현장을 옮겨 다니며 갈등을 키워온 사람들의 처벌을 ‘없던 일’로 만들자는 건 불법(不法)을 조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적(利敵)단체의 사면 여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50여 개 단체로 구성된 ‘사드한국배치반대 전국대책회의’에는 제주 강정마을 시위를 이끈 ‘전문 단체’는 물론 강제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후신 격인 민중연합당, 법원이 이적단체로 적시한 코리아연대,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등이 포함돼 있다. 가뜩이나 민중당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이석기 석방’을 공개 요구한 터다. 세월호 1주기 폭력 시위 주도 등의 혐의로 구속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사면 문제도 논란이 될 수 있다. 

 2015년 8월 광복절 특사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 대통령은 제주 해군기지, 용산 참사 등을 거론하며 ‘약자와 화합을 위한 사면’을 강조했다. 그러나 지지층 결집을 먼저 보는 야당 대표와 국민 전체를 봐야 하는 대통령의 눈은 달라야 한다. 시위 전문가가 사회적 약자라거나 이들의 불법을 눈 감아주는 것이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될 거라고 보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사면은 대통령 권한이지만 국가사법작용에 대한 중대한 예외 조치여서 그 행사가 제한적이어야 한다. 특정 정치집회 참가자 전원을 사면하겠다는 방식은 듣도 보도 못했던 일이다. 제왕적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도 ‘적폐’의 하나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