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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부도덕한 기업엔 투자 안한다

Posted December. 02, 2017 08:09,   

Updated December. 02, 2017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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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공단이 가습기 살균제 사태, 분식회계 같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 제한하기로 했다. 향후 이런 회사들의 주식을 사들이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에 보유하던 지분을 처분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하기로 했다. 연금 수익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책임을 마다하는 기업에 국민 지갑에서 나온 공적 기금을 투자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해 “공적자금인 국민연금이 가습기 살균제 기업이나 분식회계 등으로 지탄을 받은 기업에 투자한 것을 두고 많은 비판이 있다”며 ‘사회적 책임투자 전문위원회’ 설치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꾸려질 책임투자 전문위원회는 환경, 사회 책임, 지배구조 등에 문제가 있는 기업을 선별해 투자 제한 등의 의견을 기금운용위원회에 제안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제시됐다. 현재 국민연금 위탁 자산의 10% 수준인 사회책임 투자를 5년 뒤엔 30%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올 7월 기준 6조2000억 원 규모인 사회책임 투자액이 향후 20조 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위탁 운용사를 선정할 때도 사회책임투자 계획이나 실적을 평가한다. 주식 투자를 모두 외부에 위탁하는 일본공적연금(GPIF)은 사회책임투자 성과를 주요 기준으로 삼아 운용사를 선정하고 있다.

 사회책임 투자는 선진국에서 갈수록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사회책임투자 규모는 2014년 대비 25% 늘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전체 운용 자산의 절반가량이 이런 형태로 운용된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자칫 개별 기업에 무리하게 ‘나쁜 기업’이라는 딱지를 붙여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증시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의견을 제시하는 것만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등의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대해 조명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은 “연기금 사회책임투자가 오히려 기업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어 시장에 미치는 혼란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문제 기업을 사후에 처벌한다기보다는 기업들이 미리 제품 안전, 지배구조 투명화를 추구하도록 유도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