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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속 밀착하는 北-이란 “美는 공동의 적”

제재속 밀착하는 北-이란 “美는 공동의 적”

Posted 2017-08-07 07:18,   

Updated 2017-08-0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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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과 이란의 협력 관계가 더욱 긴밀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한 3일 이란을 방문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열흘간 머물며 반미 공조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 건설된 이란 주재 북한대사관이 김 위원장이 도착한 날 문을 연 것도 상징적 조치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4일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과 만나 “북한과 이란은 공동의 적(미국)이 있다”며 “‘미사일 개발에 누구의 허락도 필요하지 않다’는 이란의 입장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평화를 원하지만 국익을 포기하지 않고 미국의 위협에 더 공세적으로 맞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하니 대통령도 5일 2기 취임 연설에서 미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서 “이란이 핵합의를 먼저 어기지는 않겠지만 미국의 위반을 묵과하지 않고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러시아·이란을 제재하는 패키지 법안에 서명하면서 북한과 이란의 협력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과 이란은 반미 진영의 전통적 우방으로 탄도미사일 개발에도 협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보당국은 이란의 초기 미사일은 북한의 미사일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과거 북한의 핵실험에 이란 과학자들이 참여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5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 임무 센터’를 만든 데 이어 6월 ‘이란 임무 센터’를 창설하며 양국을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매슈 번 핵확산 전문 교수는 “북한과 이란은 미국과 서방으로부터 심각한 위협을 느끼고 있으며 서로를 매우 다른 나라로 보지만 어느 정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악화되는 국면에서 북한은 세 차례나 이란을 공식 방문했다. 김 위원장의 이란 방문에 앞서 북한 노동당 대표단은 지난달 중순 이란이슬람교연합당과 회담을 가졌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선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올해 2월 말에도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비롯한 대표단이 이란을 공식 방문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만났다.

 이스라엘 소재 국가안보연구소(INSS) 에밀리 랜도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역사적으로 볼 때도 그렇고 특히 지금 북한은 이란에 전략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양국 간) 문제가 되는 협력 관계가 계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라리자니 의장의 초청을 받아 로하니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란 핵합의 과정을 북한 지도자들에게도 잘 전달해 좋은 사례로 삼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박민우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