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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실리콘밸리에 ‘기술연구 허브’ 세운다

현대車, 실리콘밸리에 ‘기술연구 허브’ 세운다

Posted 2017-11-16 07:07,   

Updated 2017-11-1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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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실리콘밸리에 ‘기술연구 허브’ 세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혁신기업들과 공동 기술 연구를 하기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세운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잇달아 내놓은 글로벌 협력 확대 전략의 정점을 이룰 실리콘밸리 투자 계획까지 나온 것이다. 이제 관심은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15일 현대차그룹은 실리콘밸리에 있는 기존 사무소인 ‘현대벤처스’의 위상과 기능을 대폭 확대한 ‘현대 크래들(Cradle)’을 연다고 밝혔다. 요람을 뜻하는 크래들이란 이름처럼 혁신 기술을 발굴하고 키워 새 먹거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대 크래들은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으로 혁신 기술을 찾기 위해 실리콘밸리의 유망 스타트업들에 투자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핵심 연구 분야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로봇 등이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기존 현대벤처스는 실리콘밸리의 현지 연락사무소 정도에 불과했다. 실리콘밸리 기술 동향을 파악해 한국 본사에 보고하는 수준이었던 것. 직원도 대여섯 명뿐이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 크래들 출범과 함께 직원 수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유망 스타트업과 다리를 놔줄 코디네이터가 새로 뽑을 인재 1순위다. 공동 연구 진행을 위한 공간도 증설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 크래들은 미국에 자리하지만 활동 영역은 미국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곳곳에서 이뤄질 기술 연구를 총괄하는 허브로 삼겠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내년 초 이스라엘에 지을 ‘이스라엘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및 한국 내 연구소와 유기적인 협업 체계가 구축된다.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확대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다. 정 부회장은 현대 크래들 출범을 위해 올해 수차례 실리콘밸리를 찾았다. 모빌아이 엔비디아 등 이미 세계 최고 수준 기술을 갖춘 기업들과의 협력도 정 부회장이 직접 구상하고 실천 중이다.

 정 부회장은 현대 크래들이 실리콘밸리 현지 기업들과의 협력뿐만 아니라 국내 스타트업들의 실리콘밸리 진출도 지원하도록 기획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국내에서도 스타트업과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8일 ‘미래 커넥티드카’를 주제로 개최한 해커톤(프로그램 개발 대회)은 주로 대학생들이 참가한 지난해 1회 대회와 달리 스타트업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도록 했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및 국내외 스타트업들과 협력을 늘려가는 데 대해 일단은 긍정적 평가가 지배적이다. 타 기업과의 협력 부족은 현대차그룹이 오래전부터 지적받던 약점이기도 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선언적으로 협력을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이니만큼 실질적인 결과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글로벌 협력을 통해 작게라도 신기술과 관련된 가시적인 성과가 계속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실리콘밸리에서 활동을 강화하는 것을 한미 자동차 무역 불균형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압박을 고려한 전략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5년 동안 미국에 31억 달러(약 3조5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 시장 내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어 공장을 신설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현대차그룹은 공장 신설 대신 스타트업에 투자함으로써 성과물을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