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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상국가 대우해달라”

Posted March. 08, 2018 08:09,   

Updated March. 08, 201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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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김정은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우리 측 대북 특사단에 “(미국은 북한을) 정상국가로 대우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에 의해 지정된 테러지원국 꼬리표를 떼고, 보편적 국가이자 대화 상대로 대우해 주길 바란다는 것. 더 나아가 강도 높은 대북제재 완화 및 해소까지 포괄하는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따라 북-미대화로 이어질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7일 “김정은이 특사단과 만나 남북 정상회담, 북-미대화 등과 관련해 다른 요구사항 대신 북한을 ‘정상국가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이 압박을 풀면 북한 역시 비핵화 문제를 풀어갈 생각이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이 강조했다는 ‘정상국가(normal state)’는 국제법과 국제규범 등을 지키는 일반적인 국가를 의미한다. 한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이 정상국가라는 말을 꺼낸 건 미국에 ‘제재 대상이 아닌 국제사회의 동등한 일원으로 대우해 달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정상국가화는 1차적으로는 제재 완화와 경제 정상화, 궁극적으로는 체제 보장까지 다 담긴 흐름”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대화 국면 동안 핵·미사일 도발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도 ‘불량국가’가 아닌 정상국가의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 실장이 미국에 전달할 북한의 입장에도 정상국가와 관련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은 백악관 설득을 위해 8일 미국을 방문한다. 청와대는 4월 말 3차 남북 정상회담 전까지 북-미 간 어떠한 형태의 접촉이라도 성사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악관은 북한의 비핵화 대화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대북 압박을 거두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이뤄진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긍정적으로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두고 볼 것이다. 한국과 북한에서 나온 발표들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백악관은 이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 명의의 성명을 내고 “미국은 협상 결과와 상관없이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할 때까지 최대한 압박을 가하는 데 전념할 것이다.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혔다. 대화 기조는 환영하지만 김정은이 만족할 만한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지 않거나 판세를 바꾸기 위해 기습 도발 등을 할 경우 언제든 군사옵션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상준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