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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트럼프 통화…“북 압박 강화”

문대통령-트럼프 통화…“북 압박 강화”

Posted September. 18, 2017 07:23,   

Updated September. 18, 201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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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정권이 도발을 계속할수록 외교·경제적 압박을 받아 ‘몰락의 길’에 들어설 것이라는 것을 깨닫도록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취임 후 다섯 번째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이 같이 합의했다. 김정은 정권의 붕괴를 의미하는 ‘몰락의 길’을 언급하며 북한의 도발로 격앙된 트럼프 정부와 호흡을 맞춘 것이다. 하지만 18일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출국하는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유엔 총회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한없이 무겁다”고 했다. 다시 군사옵션을 강조하고 나선 트럼프 정부와 폭주하는 북한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답답한 심경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 다시 군사옵션 앞세운 트럼프 정부

 이날 한미 정상 전화통화는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북한의 6차 핵실험 하루 뒤인 4일에 이어 13일 만에 다시 통화를 가진 것. 통상 문 대통령의 발언을 듣는 데 집중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앞선 4차례의 통화 때에 비해 훨씬 길게 자신의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첨단무기 보강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과 협조에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북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미국의 첨단무기 구입 및 기술이전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군 안팎에선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3 미사일 등이 논의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엔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B2 장거리 스텔스 전략폭격기 등을 둘러본 뒤 “미국의 첨단무기가 미국의 적들을 산산조각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대북 군사 옵션을 재차 거론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들도 외교적 해법에 대한 회의론을 내비치며 군사대응 가능성을 경고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와 함께 이날 기자회견에서 “군사적 옵션의 부재에 대해 언급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겠다. 군사옵션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경제적 조치와 외교적 진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 최선이지만 이 방식의 한계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제 막다른 골목에 봉착했다”고 강조했다. 헤일리 대사도 “이 시점에 안보리가 더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며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많은 옵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문 대통령 “평화적 해결 설득할 것”

 북한의 추가 도발에 미국이 다시 군사옵션에 무게를 두기 시작한 가운데 문 대통령은 이날 유엔 총회를 앞두고 다시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이날 오후 발표한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에 대한 입장문’에서 “국제 외교무대에서 한국의 이익을 지키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노력하겠다”며 “국제 사회가 우리와 함께 평화적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고 밝힌 것.

 하지만 전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민족화해협의회 대변인담화에서 “남조선당국의 대북정책은 오락가락하는 정책”이라며 “보수정권의 대결 일변도 정책과 다를 바 없다”며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미국과 일본이 문재인 정부의 800만 달러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고 북한은 ‘문재인 정부가 보수정권과 다를 게 없다’며 연일 도발 공세를 펴는 형국이다.

 청와대는 유엔 총회를 통한 북핵 외교전을 통해 돌파구 마련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접견에서 대북 특사 파견 등이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엔의 역할 확대를 통해 꽉 막힌 북핵 외교의 돌파구를 마련해보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1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도 유엔을 통한 외교적 해법에 대해 장시간 의논했다”고 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 · 워싱턴=박정훈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