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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폭탑재 ICBM 개발배치 현실화

Posted 2017-09-04 08:33,   

Updated 2017-09-0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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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폭탑재 ICBM 개발배치 현실화
 북한 김정은이 6차 핵실험(수소폭탄 주장)을 전격 감행해 ‘핵 종착점’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앞으로 추가 핵실험과 괌이나 미국 본토를 겨냥한 핵탑재 중장거리미사일 도발로 핵·미사일 강국의 지위를 굳히는 작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기존 핵탄두보다 위력이 수십 배 강력한 증폭핵분열탄(수소폭탄 전 단계)과 수소폭탄(수폭)으로 추가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6차 핵실험으로 입증한 대량 핵파괴력을 더 키워 수백 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폭발력)급 핵무기를 개발해 한국과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군 당국자는 “수폭급 핵무기를 실전 배치하면 ‘사실상(de facto)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게 될 것으로 김정은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과 뉴욕까지 사거리를 늘려 핵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ICBM의 최종 관문인 재진입(Re-entry) 기술을 완성시키는 동시에 수폭급 핵탄두를 ICBM에 실전 장착해 미 본토를 겨냥하면 ‘대미(對美) 핵게임’에서 완승을 거둘 수 있다고 여길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6차 핵실험 한 달여 전부터 미 본토와 괌을 겨냥해 ICBM급인 화성-14형과 중장거리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잇달아 발사한 점도 이런 정황을 뒷받침한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애초부터 6차 핵실험을 정해 두고, 미국을 겨냥한 미사일 도발을 착착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6차 핵실험에서 ICBM용 수소탄을 터뜨렸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도 김정은이 ‘새로 제작한 대륙간탄도로켓(ICBM) 전투부(탄두 부분)에 장착할 수소탄’을 둘러봤다고 보도했다. 이미 ICBM 탑재용 수폭을 개발해 첫 성능시험까지 마쳤다는 것이다.

 이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기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하지만 북한이 영변 원자로에서 삼중수소(수폭 원료)를 독자 생산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고, 4차 핵실험(2016년 1월)을 증폭핵분열탄 테스트라고 언급한 점에서 수년 내 수폭 탑재 ICBM의 개발 배치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폭 탑재 ICBM은 핵개발의 최종 목적지로 볼 수 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주요 핵강국들도 초기 핵실험(농축우라늄과 무기급 플루토늄)을 시작으로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을 거쳐 수폭을 ICBM과 SLBM에 탑재해 핵무장력을 극대화하는 길을 걸었다. 북한도 그 전례를 따라가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군 당국자는 “미국과 러시아 등은 첫 핵실험 이후 5∼10년 만에 수폭 실험에 성공한 뒤 이를 소형화해 ICBM에 탑재했다”며 “북한이 1차 핵실험(2006년)을 한 지 11년이 지난 만큼 증폭핵분열탄은 물론이고 100kt급 열핵무기(수소폭탄) 개발 배치는 기정사실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신문은 개발 중인 수폭의 위력이 수십∼수백 kt급이라고 주장했다. 통상 Mt(메가톤·1Mt은 TNT 100만 t의 위력)급인 수폭보다는 파괴력이 낮다. 한반도의 좁은 전장에서 Mt급 수폭을 터뜨릴 경우 피아 모두 치명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김정은이 기존에 개발한 핵탄두(우라늄 및 플루토늄탄)에 이어 수폭도 실전 사용을 염두에 두고 위력을 조절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김정은은 냉전 시절 옛 소련과 맞먹는 대미 핵억제력을 확보한 뒤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도발과 협상카드를 반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를 통해 주한미군 철수와 평화협정 체결, 대규모 경제 지원 등을 요구해 체제 보존과 영구적 집권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 · 손효주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