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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휴가 8일도 못쓰는 직장인들

Posted 2017-07-17 07:19,   

Updated 2017-07-1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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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원 이모 씨(31·여)는 7월 중순이지만 아직 여름휴가 계획을 잡지 못했다. 직속 팀장이 자신의 휴가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연차(근속연수)순으로 휴가를 정하는 회사 분위기 때문에 먼저 원하는 날짜를 고르기 어렵다. 팀 내 막내들은 눈치를 보다가 아예 여름휴가 기간을 놓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한국 회사원들은 1년간 주어진 연차휴가 일수(15.1일)의 절반가량인 7.9일밖에 쉬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처럼 회사 상사의 눈치를 보거나 업무가 너무 많아서 휴가 갈 엄두를 못 내는 경우가 많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이런 내용을 담은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 휴가 사용 촉진 방안 및 휴가 확산의 기대효과’ 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산업연구원에 의뢰해 올 3월 공공기관 또는 민간기업에서 1년 이상 재직한 만 20∼59세 임금근로자 1000명과 중소·중견기업 및 대기업 인사·복지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설문에 참여한 회사원 10명 중 3명은 1년간 사용한 휴가일수가 5일 미만이었다. 응답자의 11.3%는 하루도 쉬지 못했다고 답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의 평균 휴가일수(20.6일)와 휴가사용률(70%)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치.

 휴가를 다 쓰지 못한 요인(복수 응답)으로 직장 내 분위기(44.8%)를 꼽는 사람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업무가 과다하거나 대체 인력이 없어서(43.1%) △연차휴가 보상금을 받기 위해(28.7%) 순이었다.

 휴가 사용의 경제적 기대효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한국의 근로자 1400만 명이 허용된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하면 여가소비 지출액이 16조8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이로 인한 직간접적 생산유발액도 약 29조35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차량 46만 대를 생산하거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4’ 1670만 대를 생산하는 것과 맞먹는 금액이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등 관계 부처는 올해 국내 농촌과 어촌, 산촌에서 휴가를 보내자는 ‘농산어촌에서 여름휴가 보내기’ 캠페인을 공동 추진한다. 이들은 20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 사옥 앞을 비롯한 전국 번화가 10곳에서 홍보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공무원부터 국내 농산어촌에서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각 부처에 농식품부 및 해수부 장관 명의의 공문도 발송된다.



주애진 jaj@donga.com · 최혜령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