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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도 깜짝 놀란 ‘최저시급 7530원’

Posted 2017-07-17 07:19,   

Updated 2017-07-1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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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 기다려 달라”며 노동계 달래기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노동계에 ‘첫 선물’을 안겼다. 최저임금위원회가 15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 올린 시급 7530원으로 확정했다. 정부 공약(연간 최소 15.6%)보다도 높은 파격적 인상으로, 11년 만에 두 자릿수 인상률이다. 인상액으로는 역대 최대, 인상률로는 네 번째다. 소득 주도 성장을 핵심으로 한 이른바 ‘J노믹스’(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가 최저임금 인상을 계기로 본격화되고 있다.

 어수봉 최저임금위원장은 새 최저임금 확정 직후 “대통령 공약이 표결에 영향을 미친 것은 없다”면서도 “인상 폭이 큰 만큼 인건비 지원 대책을 정부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경제 부처는 기다렸다는 듯 발 빠르게 움직였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저임금 발표가 있은 지 11시간여 만인 16일 오전 10시 반 경제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 성장의 큰 모멘텀(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다만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부담이 가중돼 고용이 감소할 우려가 있어 종합지원대책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분을 영세 소상공인에게 직접 지원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 및 지원 금액 등은 관계 부처 태스크포스(TF)에서 확정해 내년 예산안에 반영한다. 약 3조 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처럼 속전속결로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 대책까지 내놓자 일각에선 독립성이 보장된 최저임금위가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을 위해 각본대로 움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 논의 구조 개편’ 문제가 올 하반기 여야 간 ‘충돌 지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사 대표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 9명 중 7명이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됐지만, 이들 중 6명이 노동계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중소기업 대표들은 이날 최저임금위를 탈퇴하겠다고 밝혔지만 노동계는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양대 노총은 일단 “2, 3인 가족이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며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며 비판 성명을 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2020년 시급 1만 원 달성이 가시화됐다며 만족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유성열 ryu@donga.com · 김준일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