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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들었다놨다한 ‘칼빈슨 해프닝’

Posted 2017-04-20 07:07,   

Updated 2017-04-20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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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전략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한반도에 재전개했다고 밝힌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CVN-70)이 실제로는 한반도로 향하지 않고 호주 해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북한 김일성 주석의 105회 생일을 기점으로 한반도 주변에 ‘4월 위기설’을 키운 근거가 사실이 아니었던 셈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8일 현재 호주 북서쪽 해상에 있는 칼빈슨함은 이제야 한반도로 기수를 돌리고 있다. 미군 관계자는 이날 AFP통신에 “칼빈슨함이 호주 북서쪽 해상에 있으며 앞으로 24시간 안에 동해를 향해 항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칼빈슨함은 빨라야 25일경 동해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미군 태평양사령부는 8일 “한반도 지역의 제1위협인 북한에 직접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며 칼빈슨함을 싱가포르에서 한반도 쪽으로 긴급 이동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칼빈슨함은 1주일 뒤인 15일에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자바 섬 사이의 순다 해협을 지나고 있었다. NYT는 미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주까지도 칼빈슨함은 인도양 해상에서 호주 해군과의 연합훈련을 위해 (한반도와) 정반대 방향으로 항해하고 있었다”며 “15일 한반도에서 남서쪽으로 4830km 이상 떨어진 곳에 있었다”고 전했다.

 한반도와 주변국들을 일촉즉발의 위기로 몰아간 칼빈슨함의 엉뚱한 행보가 북한과 중국을 압박해 북한 도발을 제어하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된 기만전술이었는지, 미 정부 내 소통 오류에 따른 해프닝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백악관 관계자는 CNN에 “펜타곤(미 국방부)이 백악관에 칼빈슨함의 정확한 위치를 업데이트하지 않았다”며 내부 소통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워싱턴에선 당분간 대북 군사 조치는 후순위에 둔 채 압박 수단으로 사용하고 중국의 태도를 변화시켜 대북 제재에 주력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속내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승헌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