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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당 하원 장악, 北‘비핵화 이벤트’ 더는 안 통한다

美민주당 하원 장악, 北‘비핵화 이벤트’ 더는 안 통한다

Posted November. 08, 2018 07:44,   

Updated November. 08, 2018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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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11·6 중간선거 결과는 상원과 하원을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양당 분할로 나타났다. 상·하원 모두를 장악하고 있던 집권여당 공화당의 패배이자, 이번 선거를 자신에 대한 중간평가로 규정하며 상·하원 석권을 노렸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패배로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지난 80여 년간 22차례 치러진 역대 중간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한 것은 3차례에 불과했던 만큼 충분히 예상됐던 결과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의회 권력의 절반을 가져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후반 국정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따라 각종 정책을 수정하는 등 국정 기조를 수정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의 스타일로 볼 때 오히려 자신의 재선 행보에 더욱 속도를 내면서 성과 내기에 몰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가권력의 견제와 균형이 제도화돼 있는 미국이다. 대통령이 독주하면 할수록 야당은 각종 의회 권한을 동원해 집중 견제에 나설 것이어서 일방통행식 정책 집행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하원을 통한 민주당의 견제는 트럼프 행정부의 북-미 비핵화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견제하고 나서면 대북 협상도 보다 신중해지고 그 문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원은 대외정책과 관련해 고위공직자 인준과 조약 비준 권한을 가진 상원보다 영향력은 적지만 예산과 법안, 감독 권한을 통해 영향력을 높여가는 추세다. 행정부의 재량권을 막고 특정 정책에 제동을 거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북-미 정상 간 ‘빅딜’ 방식의 협상에 극도의 불신을 나타내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뿐만 아니라 생화학무기까지 영구 폐기해야 한다며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협상에서 사실상 유보해둔 북한 인권문제도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간 상·하원 독식 구조에서 행정 재량권을 누리던 트럼프 행정부지만, 이제 의회의 눈치를 봐야 하는 만큼 적절한 속도 조절과 여론 살피기는 필수조건이 됐다.

 공교롭게도 8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이번 선거결과가 나오자마자 전격 연기됐다. 북-미 간 장기 교착상태를 타개할 것으로 기대됐던 고위급 협상이 다시 늦춰진 것은 미국 정치지형의 변화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북한은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만 잘 구슬리면 된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이벤트성 정상회담과 폭파 쇼 같은 눈속임은 더는 통하지 않을 것인 만큼 진정 실질적 진전을 이룰 비핵화 실천 방안을 갖고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