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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얼음 위에 펼쳐질 17일간의 평창 서사시

눈과 얼음 위에 펼쳐질 17일간의 평창 서사시

Posted February. 08, 2018 08:13,   

Updated February. 08, 201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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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올림픽의 새로운 역사가 열린다. 지구촌 청년들이여 마음껏 질주하라. 시리도록 청명한 백두대간의 겨울하늘을 향해 높이 솟아라. 청년의 영혼처럼 투명한 순백의 평창에서. 그대들의 아름다운 도전과 화합의 합창이 마음속 혹한을 녹이고, 지구촌은 ‘하나된 열정(Passion Connected)’으로 달아오를 것이다.

 평창 겨울올림픽이 내일 오후 8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30년 만에 우리 손으로 하나하나 다 준비해서 여는 올림픽이다. 30년 전, 우리는 한국전쟁의 폐허를 딛고 이룬 경제성장의 토대위에 1987년 6월 항쟁으로 열매 맺은 민주화의 축포를 울리며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어제 뉴욕타임스는 88서울올림픽 이후 남북의 30년을 비교하면서 “한국은 군사독재를 끝내고 세계에 문을 열었으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반면 북한은 고립된 독재체제 속에서 200만 명이 숨진 대기근을 견뎌야했으며 바깥 세계에 문을 닫고 핵무기 개발을 하면서 ‘국제사회의 부랑아’가 됐다”고 썼다.

 그렇다. 서울올림픽 이후 우리는 중진국에서 선진국의 문턱까지 간단없이 달려왔다. 외환·금융 위기 등 숱한 고비를 거쳤지만 미래 성장동력 부재 등으로 새로운 도약의 모멘텀에 목마른 시점에 왔다. 내부적으로는 이념·세대·지역간 갈등이 여전하고, 북핵 위기는 한반도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막판에 북한 참가 여부, 남북 단일팀 논란 등으로 스포츠 제전이라는 올림픽 본질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정쟁의 소재가 되어버린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러나 개막식을 눈앞에 두고 2전 3기 끝에 평창 유치에 성공했던 2011년 그날의 감격과 기대, 다짐을 다시 새겨본다. 서울올림픽이 작은 분단국 'KOREA‘의 글로벌 무대 진입 도약대였듯이, 평창올림픽이 한국의 선진국 입성을 고(告)하고 국민통합의 발판이 될 것이란 게 당시의 기대였다. 우리는 겨울스포츠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나라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대회 기반시설을 준비했다. 서울올림픽이 ’반쪽 올림픽’의 병폐를 씻어내고 동서 양진영이 모두 참가해 올림픽사의 신기원으로 기록됐듯이, 평창올림픽도 92개국에서 2925명의 선수가 참가해 겨울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가 됐다. 대한민국은 여름과 겨울올림픽, 월드컵축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계 4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개최한 세계 5번째 국가가 됐다.

 평창올림픽이 유발하는 직접적인 경제적 가치는 2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개최국이 기대할 수 있는 더 큰 효과는 국가 브랜드 제고와 사회 전반의 업그레이드, 화합과 자부심의 고양 등일 것이다. 그 성패는 앞으로 17일에 달렸다. 이제 이념·계층·세대간 의견 차이를 접고 한마음이 되어 올림픽을 즐기고 성원하자. 지구촌의 아름다운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페어플레이 정신 아래 경쟁하고 도전하며 만들어내는 각본 없는 감동의 드라마, 백설(白雪)의 서사시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