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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청와대의 세월호 조작•은폐 의혹 전면 수사하라

朴청와대의 세월호 조작•은폐 의혹 전면 수사하라

Posted 2017-10-13 07:36,   

Updated 2017-10-1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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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어제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가 세월호 사고 당일 상황보고 일지를 사후에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제출한 자료에는 2014년 4월 16일 박 대통령이 오전 10시 국가안보실로부터 세월호 침몰 보고를 받고 오전 10시 15분에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에게 첫 구조 지시를 내린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임 실장에 따르면 국가안보실이 박 대통령에게 첫 보고를 한 것은 당일 오전 9시 반이었으나 2014년 10월 23일에 가서 오전 10시로 수정해 보고일지를 다시 작성했다는 것이다. 맞다면 보고로부터 첫 지시까지 15분이 아니라 무려 45분이 걸린 셈이다.

 세월호 침몰은 당일 오전 9시 19분부터 TV를 통해 생중계되고 있었다. 국가안보실도 방송 직후 해경에 확인한 뒤 오전 9시 24분 내부에 문자 메시지로 사고 사실을 전파했다. 그동안 왜 국가안보실이 사고 사실을 전파한 지 40분 가까이 돼서야 박 대통령에게 첫 보고를 했는지 의문이 제기돼 왔다. 임 실장이 밝힌 대로 청와대가 대통령의 ‘기민한 지시’를 강조하기 위해 상황일지를 조작한 것이라면 대국민 기만행위이고 공문서위조 범죄에 해당한다. 임 실장은 수사를 의뢰하기로 한 만큼 박 전 대통령의 오전 행적을 처음부터 다시 전면 조사할 필요가 있다.

 임 실장은 당시 청와대가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변경한 자료도 발견했다고 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2014년 7월 10일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특위에서 “청와대가 세월호의 컨트롤타워냐”는 질문에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의하면 재난의 최종 지휘본부는 안전행정부 장관이 맡는 중앙대책본부장”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본래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에는 국가안보실장이 국가 위기상황의 종합 관리 컨트롤 타워라고 돼 있었지만 7월 말 김관진 안보실장의 지시로 안보 분야는 국가안보실, 재난 분야는 안정행정부가 관장한다고 변경돼 전 부처에 통보됐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세월호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김 전 실장이 거짓 증언을 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침을 변경했다면 묵과할 수 없는 범죄다. 더구나 대통령 훈령인 지침을 변경하려면 법제처장 심사 등이 필요한데 이런 절차 없이 기존 지침에 빨간 볼펜으로 줄을 긋고 수정한 지침을 내려 보냈다면 국가 법체계조차 깡그리 무시한 것이다.

 물론 임 실장의 폭로 시점에 불편한 느낌은 없지 않다. 박 전 대통령은 16일 6개월 구속만기를 앞두고 구속 연장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고 김 전 안보실장 역시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과 관련해 소환이 임박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도 박근혜 청와대가 미증유의 참극을 둘러싸고 대통령과 청와대의 책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팩트를 조작하고, 법령까지 자의적으로 손댔다면 용서받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