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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행성 ‘세레스’ 지명에 한국 神 이름 붙인다

왜행성 ‘세레스’ 지명에 한국 神 이름 붙인다

Posted 2017-10-13 07:36,   

Updated 2017-10-1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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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대에서 가장 큰 천체인 왜행성 ‘세레스(Ceres)’에 우리말 지명이 붙은 것이 최근 국내 천문학계에 의해 확인됐다. 왜행성의 지명이 우리말로 명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천문학계에 따르면 국제천문연맹(IAU)은 올해 8월 말 세레스에서 발견된 크레이터(구덩이) 13곳의 지명을 공식 승인했는데, 이 중 1곳에 ‘자청비(Jacheongbi)’라는 이름이 포함된 것이다. 자청비는 하늘에서 오곡 씨앗을 가져온 농사의 여신으로 제주도 신화 ‘세경신 이야기(세경본풀이)’의 주인공이다. 갖은 시련을 이겨내고 사랑하는 사람과 혼인하는 강인한 여성으로 그려져 있다.

 이 이름은 슈테판 슈뢰더 독일항공우주센터(DLR) 박사(47)가 제안했다. 슈뢰더 박사는 세레스를 탐사 중인 무인탐사선 ‘돈(Dawn)’의 프레이밍 카메라 연구팀 소속으로 2007년부터 돈이 보내온 데이터를 토대로 세레스 등을 연구하고 있다.

 국제천문연맹은 세레스가 로마 신화 속 곡물의 여신인 ‘케레스’에서 따온 만큼 세레스의 지명도 전 세계 농업의 신들 가운데서 고르기로 방침을 정했다. 슈뢰더 박사는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세레스에 있는 수천 개의 크레이터 중에서 볼더(Boulder·반들반들한 바위)라는 특이한 암석이 있는 크레이터에 자청비를 제안했다”며 “평소 한국의 풍부한 문화와 오랜 역사에 관심이 많아 문헌을 뒤져 한국에 있는 농업의 신을 직접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눌굽(낟가리를 쌓기 위한 터)의 신인 ‘눌굽지신’도 제안했지만, 영문 자료가 적고 발음이 어려워 일차 탈락했다”고 덧붙였다.

 2007년 발사된 돈은 2015년 세레스에 도착해 현재 상공 약 3만8000km를 돌며 지구로 자료를 보내고 있다. 자청비를 포함해 지금까지 세레스에서 지명이 확정된 크레이터는 115개다. IAU는 절벽, 작은 돔 형태의 화산 등 세레스에서 발견된 다른 지형에도 이름을 붙일 계획이다.

 슈뢰더 박사는 “자청비 크레이터가 한국이 준비하는 달 탐사와 같은 행성 과학 연구를 알리고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영혜동아사이언스기자 y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