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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對北우회전, 핸들 잡아채는 사람들 누군가

대통령의 對北우회전, 핸들 잡아채는 사람들 누군가

Posted 2017-09-13 08:11,   

Updated 2017-09-1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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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과 관련해 청와대는 어제 “북한이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압박에서 헤어 나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완전하고 불가역적이며 검증 가능한 ‘핵 폐기’를 위한 대화 테이블로 나오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북이 스스로 ‘핵 폐기’를 선언할 때까지 최대의 압박과 관여를 하겠다는 취지다. 청와대는 또 “빠른 시간에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해 제재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을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원안에서 후퇴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지난달 광복절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전쟁 불가와 ‘핵 동결’을 말한 것과는 사뭇 다른 강경한 메시지다.

 북이 사실상 '레드라인‘을 넘은 상황에서 문대통령이 기존 대북유화 정책에서 선회해 입장을 바꾸는 듯한 모습은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스럽다.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과 탄두중량 해제에 합의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에 원유 공급을 금지하는 안보리 결의안에 협조를 구했다. 무엇보다 배치에 부정적이었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전격 배치했다.

 그런데 정작 지지층 내에서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대선 캠프 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어제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트럼프 입맛에 맞는 얘기를 제일 잘하는 일본 아베 총리처럼 돼가고 있다”며 “나는 문재인이라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는 데 협조를 했는데. 지금 동명이인이 지금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있다”는 식으로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냈다. 참여연대 민주노총 종교평화연대 등은 사드 배치와 관련 “국민대통령이 적폐로 쫓겨난 박근혜 정부와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고 했다. 안보관에 대한 인식차이를 논하기에 앞서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적 언사다.

 문 대통령이 8일 저녁 ‘안보의 엄중함’을 3차례나 언급하면서 사드배치에 대해 “현 상황 최선의 조치”라고 해명한 것도 지지층의 반발을 의식한 것이다. 오죽하면 대통령 복심으로 불리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 미국의 가랑이 밑을 기고 있는 이유’를 분석한 주간지 기사를 인용해 “대통령이 ‘지금 왜 저런 행보를 할까?’ 한번만 더 생각해봐주길 부탁한다”고 호소했겠는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군 통수권자의 기본 책무다. 핵무기를 적화통일의 유일한 수단으로 보는 김정은에 맞서 전술핵 재배치까지 논의되는 마당에 단호한 대응으로 북의 변화를 유도하고, 대북정책 우회전을 고민하는 것은 대통령의 당연한 의무다. 무책임하게 발목 잡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