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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기업인 자꾸 만나 일자리 늘릴 고민 함께 하라

대통령-기업인 자꾸 만나 일자리 늘릴 고민 함께 하라

Posted 2017-07-29 07:41,   

Updated 2017-07-29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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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기업인 8명과 만나 상생과 새로운 시작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전날 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 LG그룹 구본준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등과의 간담회에서 “더불어 잘 사는 경제”를 외치며 건배한데 이어 시련과 갈등의 극복을 제안한 것이다.

 형식을 파괴한 청와대-재계 간담회가 국내외에 던진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문 대통령은 “정부도 나라 경제를 살리는 것이 목표고, 여러분도 기업을 살리는 것이 목표 아니냐”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가 노동계에 치우친 정부라는 평가를 털어내고 기업과 함께 경제 성장을 고민하는 공동운명체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기업 내부에서도 국내외 환경 변화에 맞춰 스스로 혁신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고 했다. 정부와 기업도 과거의 정경유착 아닌, ‘상생’의 관계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의 표현일 것이다.

 새 정부 출범 두 달이 넘어 열린 이틀간의 간담회가 경재계의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는 데는 충분치 않았다. 기업인들은 4차 산업혁명 관련 국내 스타트업과의 상생협력, 골목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 2차 전지 사업을 통해 신규 일자리 창출 등 정부 구미에 맞는 사업계획을 선물보따리처럼 풀었다. 그러면서도 정작 탈원전 공약, 대기업 및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 인상, 최저임금 인상 등 정작 절실하고 첨예한 이슈들은 거의 언급하지 못했다. 

 오랜 숙의과정을 거쳐야 하는 민감한 경제정책들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기업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진 상태다. 대통령과의 간담회가 깊은 논의의 장이 아니라 인기영합주의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여전하다. 호석 리 마키야마 유럽국제정치연구소 소장이 최근 포브스 기고를 통해 “급진적 개혁이 한국의 경제회복에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고 한 경고는 기업의 불안이 단순한 기우가 아님을 드러낸다. 

 경제를 운영하는 동반자인 정부와 기업은 수시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공개 간담회와 부처 간 조정 과정을 거치면 개별 기업이나 개인의 이익만을 위한 정책 건의를 걸러내고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대승적인 정책을 추려낼 수 있다. 대통령과 기업 간 만남이 더 이상 파격으로 받아들여져선 안 된다. 회동을 정례화한다면 간담회가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고용 있는 성장’을 위한 더 깊은 토론도 가능해질 것이다.